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90

군대에서 처음 맛본 두릅과 땅두릅이라는 이름 최전방 봄 산에서 배운 새순내가 두릅을 처음 먹어본 것은 30년 전 군대에서였다. 최전방에서 근무하던 때라 봄이 오면 산으로 훈련이나 작업을 나가는 일이 있었다. 부대 가까운 야산에는 봄철마다 두릅나무가 모여 자라는 곳이 있었고, 선임들을 따라다니며 새순을 따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때의 나는 두릅이라는 이름은 알았어도, 어느 부분을 살펴야 하는지와 어떻게 손을 대야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두릅나무에는 가시가 많았다. 선임들은 가시를 피하면서 새순을 꺾었지만, 처음 따라 해 보는 내 손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디를 잡아야 하는지 몰라 손을 여러 번 긁혔다. 그 뒤로는 무작정 손부터 내밀기보다, 먼저 줄기와 가시가 있는 자리를 살피게 됐다. 봄 산에서 새순 하나를 따는 일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 2026. 8. 5.
흰 꽃에서 노란 꽃으로, 두 번 만난 인동덩굴 인동초와 금은화라는 이름은 예전부터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이름을 들었다는 것과 실제 식물을 알아본다는 일은 전혀 달랐다. 담벼락이나 둑방을 따라 덩굴이 오르고, 길게 핀 꽃을 보면서도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나간 날이 많았다. 그러다 5월 중순 약초원 현장 견학에서 꽃이 핀 인동덩굴을 직접 보게 됐다. 흰 꽃이 달린 줄기 앞에서 설명을 듣자,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날부터 산책길의 하얀 덩굴꽃을 그냥 배경처럼 보지 않게 됐다. 이름을 몰랐던 식물을 다시 보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낯선 이름이 익숙한 풍경과 연결되는 순간이었다.박하를 보기 전, 흰 꽃 앞에서5월 중순, 약초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약초원을 찾았던 날이었다. 박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먼저 .. 2026. 8. 4.
산책길의 환삼덩굴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 이유 친구와 나눈 대화 뒤에 남은 이름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내 기억에 남게 된 것은 몇 년 전 친구를 만났던 날부터다. 오랜만에 만나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건강과 생활 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친구는 시골집에 갔을 때 환삼덩굴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름부터 낯설었는데, 친구가 꽤 진지하게 그 식물 이야기를 이어가니 나도 귀를 기울이게 됐다. 그때까지 내게 환삼덩굴은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은 식물이었다. 산책길이나 하천 근처에서 덩굴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을 본 적은 분명 있었을 텐데, 그것이 어떤 식물인지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길가의 풀은 대개 비슷하게 보였고, 덩굴식물은 울타리나 다른 풀을 감고 자라면 그냥 잡초가 많이 자랐다고만 생각했다. 친구와의 대화가 끝.. 2026. 8. 3.
월정사와 아파트 단지에서 다시 보게 된 산사나무 강의에서 들은 산사나무 이야기산사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나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강의에서는 산사가 쓰이는 식물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정원수로도 많이 심는다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산사라는 이름이 조금 다르게 들렸다. 특별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라, 평소 내가 지나던 아파트 단지 안에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들을 때까지 내게 산사는 이름만 낯익은 식물에 가까웠다. 나무의 모습이나 열매가 달리는 계절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정원수라는 말을 듣자 주변을 다시 둘러보고 싶어졌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나무와 화초가 많지만, 대부분은 이름을 모르고 지나간다. 꽃이 피는 때가 아니면 한 종류의 조경수처럼 보일 때도 많다... 2026. 8. 2.
사탕인 줄만 알았던 그 잎, 고양의 약초원에서 다시 만나다 박하는 나에게 약초라기보다는 사탕이나 껌으로 훨씬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름이다. 어릴 적 박하사탕을 입에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던 화하고 시원한 느낌은 지금도 정겨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알싸한 느낌이 혀끝에서 목구멍까지 서늘하게 번지던 감각은 나이가 들어서도 잊히지 않는다. 요즘도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면 카운터 옆에 놓인 박하사탕 통에 자연스레 손이 가곤 한다. 그 조그마한 사탕 하나가 입안을 화하게 만들어주는 게 좋아서, 계산이 끝나기도 전부터 눈으로 통을 훑어보는 습관이 생긴 지도 꽤 오래됐다. 누가 보면 사탕을 그렇게 좋아하나 싶겠지만, 사실은 그 화한 향 하나 때문이다.친구네 마당 화분, 그리고 고양으로 가던 버스학창 시절 친구 하나가 집 마당 한편에 화분을 두고 박하를 직접 .. 2026. 8. 2.
더운 여름밤 카페에서 나온 혈압 얘기, 그리고 율초 달인 이야기 더운 여름밤, 카페에서 나온 혈압 얘기작년 여름, 유독 더웠던 날 저녁에 친구 회사 근처에서 만났다. 퇴근 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그날따라 해가 늦게까지 안 져서 그런지 저녁밥 먹으러 식당 들어가기 전부터도 등에 땀이 찼다. 밥을 먹고 나와서 카페로 걸어가는 그 짧은 거리도 엄청 덥게 느껴졌다. 에어컨 빵빵한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 잡고 시원한 음료수 하나씩 시키니까 그제야 좀 살겠더라. 그렇게 앉아서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건강 얘기로 흘러갔다. 친구가 먼저 혈압 얘기를 꺼냈다. 자기 아는 사람 하나가 혈압이 180까지 올라가서 병원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율초를 한 달 정도 달여 먹고 나서 120 이하로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나도 그 얘기를 듣고 좀 놀랐다. 우리가 하천.. 2026. 7. 31.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