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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의 환삼덩굴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 이유

by jamkkum 2026. 8. 3.

친구와 나눈 대화 뒤에 남은 이름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내 기억에 남게 된 것은 몇 년 전 친구를 만났던 날부터다. 오랜만에 만나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건강과 생활 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친구는 시골집에 갔을 때 환삼덩굴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름부터 낯설었는데, 친구가 꽤 진지하게 그 식물 이야기를 이어가니 나도 귀를 기울이게 됐다.

 

그때까지 내게 환삼덩굴은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은 식물이었다. 산책길이나 하천 근처에서 덩굴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을 본 적은 분명 있었을 텐데, 그것이 어떤 식물인지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길가의 풀은 대개 비슷하게 보였고, 덩굴식물은 울타리나 다른 풀을 감고 자라면 그냥 잡초가 많이 자랐다고만 생각했다.

 

친구와의 대화가 끝난 뒤에도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쉽게 잊히지 않았다. 발음이 조금 독특해서였는지, 아니면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라는 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평소 가까이 있던 식물인데도 이름을 모르고 지나쳤다는 사실이 조금 신기했다. 그 뒤로는 산책을 할 때마다 길가의 덩굴을 전보다 한 번 더 보게 됐다.

 

식물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이름을 아는 나무와 꽃이 많지 않았다. 벚나무나 은행나무처럼 계절마다 눈에 띄는 식물은 알아도, 둑과 하천 주변에 자라는 풀은 대체로 한데 묶어 생각했다. 그런데 환삼덩굴이라는 이름 하나를 들은 뒤부터는, 이름을 모르는 식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그날의 대화는 내가 주변 식물을 기록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작은 출발점이었다. 식물을 잘 안다고 해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몰랐기 때문에, 매일 지나던 길에서 새롭게 보이는 것이 생겼다. 환삼덩굴은 내게 그런 식물이었다.

하천과 뚝방에서 보이는 무성한 덩굴

산책길에서 본 환삼덩굴
산책길에서 본 환삼덩굴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을 알고 난 뒤에는 동네 산책길과 하천 주변을 지날 때 덩굴식물을 더 자세히 보게 됐다. 길가의 풀 사이에서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가거나, 한쪽으로 넓게 퍼져 있는 덩굴이 보이면 잠시 눈길이 갔다. 예전에는 무성하게 자란 풀 정도로만 봤던 풍경이었다.

 

특히 하천 근처와 둑을 걸을 때 그런 모습이 자주 보였다. 사람이 다니는 길 가까이까지 덩굴이 자라 있기도 하고, 다른 풀과 섞여 한쪽 면을 가득 덮고 있기도 했다. 멀리서 보면 초록색이 짙게 이어진 풍경인데, 가까이 가면 줄기가 어디로 뻗어 있는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웠다.

 

나는 식물 이름을 바로 단정하지 않으려 한다. 비슷한 덩굴식물이 있을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잎과 줄기의 인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친구에게서 들은 환삼덩굴이라는 이름 덕분에, 예전보다 덩굴식물의 모습 자체를 오래 살펴보게 된 것은 분명하다. 줄기가 다른 식물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이나, 풀이 한 곳에 모여 자란 자리를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

 

산책길의 식물은 계절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비가 온 뒤에는 잎의 색이 진해 보이고, 햇볕이 강한 날에는 길가의 풀이 더 무성해 보이기도 한다. 여름에는 풀과 덩굴이 한데 엉켜 길가가 좁아 보일 때도 있다. 같은 길을 다녀도 어떤 날은 나무만 눈에 들어오고, 어떤 날은 발밑의 작은 풀과 덩굴이 보인다.

 

환삼덩굴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도 그런 날들 사이에 있다. 하천을 따라 걷다가 무성한 덩굴을 보면 친구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식물을 처음 알게 된 계기가 꼭 식물원이나 책 속의 설명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와 익숙한 산책길이 이어지면서, 전에는 몰랐던 식물 이름 하나가 기억에 남을 수 있었다.

 

한때는 잡초라는 말이 이름을 모르는 풀을 통틀어 부르는 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각자 잎의 모양도 다르고, 자라는 자리도 다르다. 덩굴은 덩굴대로 다른 식물과 섞여 자라는 모습이 있다. 아직 환삼덩굴을 자세히 구별할 만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변 식물을 무심히 지나치지는 않게 됐다.

율초라는 다른 이름을 찾아보다

환삼덩굴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율초라는 이름도 함께 보게 됐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식물 이름인 줄 알았다. 하나의 식물에 다른 이름이 있다는 사실도 내게는 낯설었다. 평소에는 식물 이름 하나만 알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기록을 찾아보면 같은 식물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 방식으로 남아 있기도 했다.

 

식물의 이름을 찾아보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본 것이 정말 그 식물인지 확인하려면 잎과 줄기, 자라는 장소, 계절의 모습을 함께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은 산책길에서 덩굴이 보인다고 해서 바로 환삼덩굴이라고 마음속으로 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날 본 모습과 장소를 기억해 두는 쪽이 더 낫겠다고 생각한다.

 

옛 문헌을 찾아보다 보면 환삼덩굴 또는 율초라는 이름이 기록된 자료를 만날 수도 있다. 나는 이런 기록을 건강에 관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오래전에도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을 이름으로 구분하고 기록했다는 흔적으로 읽어보고 싶다. 오늘날의 하천과 뚝방에서 보는 식물이 오래된 이름과 이어진다는 점 자체가 흥미롭다.

 

문헌의 내용이 길어질수록 글의 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은 책 속의 설명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이름을 알게 된 뒤 동네 풍경을 다르게 보게 된 과정이다. 자료는 이름의 배경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곁에 두고, 글의 중심은 내가 실제로 걷고 본 길에 남겨두려 한다.

다음 산책에서 살펴볼 것

다음에 하천이나 뚝방을 걷게 되면, 무성한 덩굴이 자란 곳에서 잠시 멈춰볼 생각이다. 줄기가 어느 방향으로 뻗는지, 주변의 어떤 식물과 섞여 있는지, 계절이 바뀌면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 싶다. 사진을 남길 수 있다면 전체 모습과 가까이에서 본 잎의 모습도 따로 기록해 둘 생각이다.

 

환삼덩굴은 내게 처음부터 특별한 식물이 아니었다. 친구와의 대화 뒤에 이름을 알게 됐고, 그 뒤로 산책길에서 보이는 덩굴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됐다. 이제는 그 식물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다음번에는 이름보다 먼저 눈앞의 모습부터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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