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록3 비빔밥의 고사리에서 넉줄고사리라는 이름까지 산과 계곡에서 보던 고사리고사리는 내가 알고 있던 식물 가운데 조금 특별한 쪽에 속한다. 학교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식물이라고 배웠다. 고생대의 양치식물 화석이 남아 있다는 설명을 들을 때면, 지금 산에서 보는 고사리와 아주 먼 시간의 풍경이 한꺼번에 떠오르곤 했다. 잎이 좌우로 펼쳐지고, 줄기 마디에서도 비슷한 모양이 이어지는 모습도 다른 풀과는 달라 보였다. 내가 기억하는 고사리는 산이나 계곡에서 만난 식물이다. 햇빛이 강한 길 한가운데보다는 나무가 많은 곳이나 습기가 남아 있는 자리에서 본 기억이 많다. 산길을 걷다가 여러 잎이 펼쳐진 모습을 보면 굳이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고사리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모양이 익숙한 식물이었다. 그런데 살아 있는 고사리와 식탁 위의 고사리는 내게 전혀 .. 2026. 8. 9. 마트의 삼계탕 재료 코너에서 늘 보던 황기 닭 옆에 놓여 있던 길고 마른 뿌리황기라는 이름은 약초를 공부하기 전부터 많이 들어봤다. 마트나 전통시장에 가면 삼계탕 재료로 빠지지 않고 보였기 때문이다. 닭과 인삼, 대추가 놓인 진열대 근처에는 길고 마른 뿌리 모양의 황기가 함께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 재료를 볼 때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삼계탕용 재료가 한데 담긴 팩도 자주 보인다. 닭과 인삼, 황기, 대추 등이 함께 들어 있어 집에서는 끓이기만 하면 되는 상품이다. 이미 조리가 끝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삼계탕도 진열돼 있다. 예전보다 삼계탕을 준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가 됐지만, 황기는 여전히 익숙한 재료들 사이에서 빠지지 않고 보였다. 나는 시장에서 황기를 볼 때마다 인삼이나 대추보.. 2026. 8. 8. 월정사와 아파트 단지에서 다시 보게 된 산사나무 강의에서 들은 산사나무 이야기산사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나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강의에서는 산사가 쓰이는 식물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정원수로도 많이 심는다는 말이 나왔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산사라는 이름이 조금 다르게 들렸다. 특별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라, 평소 내가 지나던 아파트 단지 안에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들을 때까지 내게 산사는 이름만 낯익은 식물에 가까웠다. 나무의 모습이나 열매가 달리는 계절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정원수라는 말을 듣자 주변을 다시 둘러보고 싶어졌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나무와 화초가 많지만, 대부분은 이름을 모르고 지나간다. 꽃이 피는 때가 아니면 한 종류의 조경수처럼 보일 때도 많다... 2026. 8.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