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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름9

회사 식당 방풍나물과 약초원 방풍이 달랐던 날 회사 식당에서 가끔 방풍나물이 반찬으로 나오면 나는 늘 반가웠다. 특유의 향이 있고, 씁쓸하면서도 입안에 오래 남는 맛이 좋아서 다른 나물보다 먼저 챙겨 먹곤 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방풍나물이 나오면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나물이 나왔다며 한 마디씩 하곤 했다. 나 역시 그동안 방풍나물이라고 부르니 당연히 약초로 쓰는 방풍과 같은 식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약초원을 방문해 교수님이 실제 방풍을 보여 주며 설명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내가 회사 식당에서 먹던 방풍나물과 약재 방풍이 서로 다른 식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즐겨 먹던 나물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허탈하기도 했지만, 이름 하나를 제대로 구분하게 된 일이 오히려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회사 식당에서 기다리던 방풍나물.. 2026. 8. 28.
회사 탕비실의 둥굴레차에서 시작된 식물 이야기 회사 탕비실에는 늘 둥굴레차 티백이 놓여 있다. 커피를 마시기에는 조금 늦은 오후나 회의가 길어진 날이면, 나는 뜨거운 물에 티백 하나를 넣고 잠시 기다린다. 물빛이 천천히 변하고 구수한 향이 올라오면 바쁘게 이어지던 업무에서도 잠깐 숨을 돌리는 느낌이 든다. 매일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 대신 둥굴레차를 고르는 날이 있다. 그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해 왔는데, 약초 공부를 하면서 둥굴레도 여러 종류가 있고 식물마다 이름과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층층갈고리둥굴레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평소 티백으로 마시던 둥굴레차와 실제 식물의 모습이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의 작은 티백 하나에서 시작된 궁금증은, 식물의 잎과 뿌리줄기, 낯선 이름을 찾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 2026. 8. 25.
단삼의 붉은빛을 보며 배운 조심스러운 거리 단삼도 약초 공부를 하면서 처음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된 식물 가운데 하나다. 처음에는 한자 이름이 낯설어서 어떤 식물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강의를 들으며 단삼이라는 이름과 붉은빛을 띠는 뿌리 이야기를 접하자, 식물마다 잎과 꽃뿐 아니라 뿌리의 색도 기억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부동산 공부를 함께하던 분이 건강 문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고 밤잠도 편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으며 약초에 관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쉽게 권하는 일이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건강 문제는 개인마다 상태와 치료 과정이 다르므로, 약초 공부로 들은 내용을 치료 방법처럼 말할 수는 없다. 그 뒤로 단삼은 어떤 효능을 기대하는 재료보다, 식물의 이름을 배우며 건강 정.. 2026. 8. 24.
차전자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난 길가의 질경이 약초를 공부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같은 식물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차전자라고 하면 왠지 낯설고 특별한 재료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것이 질경이의 씨를 가리키는 이름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어릴 때부터 길가에서 보아 온 질경이가 다시 떠올랐다. 질경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식물이다. 아스팔트가 갈라진 틈이나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길가에서도 잎을 펼친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질경이 줄기를 뽑아 친구들과 줄기 끊기 놀이를 했다. 서로 더 질긴 줄기를 골라 잡아당기다 끊어지는 순간에 웃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저 흔한 풀로 보았던 질경이가 차전자라는 이름으로 다시 연결되자, 익숙한 길가의 풍경도 조금 다르게 보.. 2026. 8. 23.
5월 약초원 표지판 아래에서 처음 본 구릿대 구릿대는 5월 중순 약초원 견학에서 처음 이름과 모습을 함께 알게 된 식물이다. 백지라는 약재 이름을 먼저 들었지만, 그 이름이 구릿대라는 식물과 이어진다는 사실은 약초원에 가서야 알았다. 당시 구릿대는 아직 어린잎이라 식물의 전체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난 모습은 아니었다. 표지판 아래의 작은 식물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여린 잎이 시간이 지나면 사람 키에 가까울 만큼 자랄 수 있다는 교수님의 설명을 들었다. 눈앞의 모습만으로는 쉽게 상상되지 않아 더 신기했다. 사진을 다시 보면 잎은 줄기에서 두 갈래처럼 나뉘고, 잎줄기에서도 다시 두 갈래로 뻗어 있었다. 그 복잡한 잎의 방향과 표지판의 이름이, 5월 약초원에서 본 구릿대를 기억하게 한다. 약초원에서 처음 보는 식물은 이름을 듣는 순간보다, 돌아온 뒤 사진.. 2026. 8. 22.
인터넷에서 주문한 우슬과 어머니의 밭둑 이야기 우슬이라는 이름은 약 10년 전 어머니께 무언가를 챙겨 드리려고 인터넷을 찾아보던 때 처음 또렷하게 알게 됐다. 당시 나는 우슬과 우슬로 만든 엿을 주문해 어머니께 드렸다. 정확히 어떤 식물인지, 어떻게 손질하고 보관하는지, 어머니께서 실제로 어떻게 쓰실지까지는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본 이름과 한약재상이라는 말만 믿고 급하게 주문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재료만 덜렁 전해드린 셈이다. 그런데 약초 공부를 하며 우슬의 식물 모습을 다시 배우자, 어머니가 “그건 논두렁이나 밭두렁, 길가에 많이 있다”라고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내게는 주문해서 받은 낯선 재료였지만, 어머니에게는 젊은 날 밭일을 하며 이미 익혀 둔 익숙한 식물이었던 것이다. 이름 하나를 뒤늦게 배우며, 그때 어머니 말씀을.. 2026.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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