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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식당 방풍나물과 약초원 방풍이 달랐던 날

by jamkkum 2026. 8. 28.

약초 공부를 하며 자주 놀라는 일은, 익숙한 이름 하나가 실제로는 서로 다른 식물을 가리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방풍이 그랬다. 회사 식당에서 가끔 방풍나물이 나오면 나는 그냥 방풍을 나물로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유의 향과 씁쓸한 맛이 좋아서 반찬으로 나오면 먼저 챙겨 먹곤 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방풍나물이 나오면 몸에 좋은 약초 반찬이 나왔다며 한 마디씩 보태는 일이 있었다.

 

나 역시 그때는 아는 척을 하며 방풍이라는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그러나 약초원에서 교수님이 실제 방풍을 보여 주며 설명하시는 것을 듣고, 내가 회사 식당에서 먹어 온 방풍나물과 약재로 말하는 방풍이 같은 식물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익숙하게 먹던 반찬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생각에 조금 허탈하면서도, 이름 하나를 정확히 구분하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회사 식당에서 먹던 방풍나물

회사 식당의 방풍나물은 넓고 도톰한 잎이 눈에 띄는 반찬이었다. 된장이나 양념과 함께 무쳐 나오면 향이 또렷했고, 쌉쌀한 맛이 남았다. 나는 그 향이 좋아서 다른 나물보다 먼저 집어 먹을 때가 많았다. 다만 그때의 나는 잎의 모양이나 식물의 이름을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메뉴표에 방풍나물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저 방풍을 먹는 것이라고 여겼다.

 

동료들과 식사를 하며 방풍나물 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는 향이 강해서 좋다고 하고 누구는 쓴맛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나는 약초를 조금 배운 뒤에는 방풍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예전에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떠올리며 괜히 아는 척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름이 같다고 해서 식물까지 같다고 단정한 셈이다.

 

방풍나물이 나온 날에는 반찬 접시의 색도 다른 나물과 달라 보였다. 잎이 넓고 도톰해서 한 장씩 집어 먹기 좋았고, 씹을 때마다 특유의 향이 올라왔다. 그 향은 평소 자주 먹는 시금치나 고사리와 달라서 기억에 남았다. 그렇지만 맛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 식물의 이름이나 쓰임까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약초원에서 실제 방풍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회사 식당에서 보던 나물과 잎의 인상이 꽤 다르다는 것이었다. 내가 본 방풍의 잎은 쑥이나 익모초 잎처럼 잘게 갈라진 듯한 느낌이 있었다. 평소 먹던 방풍나물의 넓고 도톰한 잎과는 분명히 달라 보였다. 같은 이름을 쓰는 까닭에 한 식물이라고 생각했던 내 기억이 그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약초원에서 본 식물은 밭에 심긴 자리에서 다른 약초들과 함께 자라고 있었다. 교수님의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그냥 잎이 갈라진 초록 식물로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실제 식물을 눈앞에 두고 이름을 들으니, 회사 식당의 반찬에서 떠올리던 방풍과는 다른 모습이 더 분명하게 기억됐다.

방풍과 식방풍 사이

봄에 약초원에서 본 방풍
봄에 약초원에서 본 방풍

자료를 찾아보니 회사 식당에서 흔히 방풍나물이라고 부르는 식물은 갯기름나물이며, 식방풍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반면 약재로 설명되는 방풍은 다른 기원 식물로 구분된다. 또 바닷가 주변에는 갯방풍이라는 이름의 식물도 있어, 방풍이라는 말 아래에 여러 식물이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처음에 식방풍이라는 말을 듣고 방풍을 밭에 심어 기른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갯기름나물이라는 식물명과 식방풍이라는 이름이 이어진다는 설명을 읽고 나니, 이름의 관계가 생각보다 복잡하게 느껴졌다. 방풍, 식방풍, 갯방풍이라는 말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실제 식물과 자라는 자리, 잎의 모습이 다르게 설명될 수 있었다. 이름 앞에 붙은 한 글자가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식물을 구분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실감했다.

 

교수님이 약초원에서 보여 주신 방풍은 내게 식물 이름을 섣불리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예가 됐다. 회사 식당에서 먹은 나물의 향과 맛은 분명 익숙했지만, 약초원에서 본 방풍은 잎의 형태부터 다른 인상을 주었다. 나는 두 식물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할 만큼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방풍나물이라는 메뉴 이름만 보고 약재 방풍과 같다고 말하지 않게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갯기름나물과 식방풍이라는 이름을 알고 난 뒤에는, 회사 식당의 반찬도 전보다 조금 다르게 보인다. 한 접시에 담긴 나물은 여전히 향긋하고 쌉쌀한 반찬이지만, 그 이름을 따라가면 바닷가 식물과 약초원 식물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전에는 맛으로만 기억했던 반찬에 식물 이름의 층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름 하나를 다시 말하는 법

방풍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옛 기록에 관한 설명도 강의에서 들었다. 그러나 내게 더 오래 남은 것은 어떤 작용에 관한 말보다, 회사 식당의 나물과 약초원의 식물이 다르게 보였던 순간이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식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 식물을 본 뒤에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강의에서 들은 이름과 회사 식당에서 먹던 반찬의 이름을 따로 놓고 생각해 보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이제 회사 식당에서 방풍나물이 나오면 예전처럼 무심코 방풍이라고만 부르기보다, 갯기름나물 또는 식방풍이라는 이름을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동료들의 말을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내가 먼저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 식물 이름은 아는 만큼 단순해지는 것이 아니라, 알수록 조심스럽게 말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메뉴표에서 방풍나물이라는 글자를 보면, 반찬의 향과 맛뿐 아니라 그 이름 뒤에 있는 식물의 차이도 함께 떠올릴 것 같다.

 

방풍나물은 내게 회사 식당의 향긋하고 쌉쌀한 반찬으로 남아 있다. 약초원에서 본 방풍은 잎의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 준 식물로 기억된다. 두 장면은 같은 이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식물을 구분해 생각하게 하는 기억이 됐다. 약초 공부는 익숙한 반찬 하나도 다시 보게 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한때는 같은 이름이라고 믿었던 두 식물이, 이제는 이름을 확인하고 실제 모습을 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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