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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2

민통선 산길에서 맡던 더덕 향 더덕구이나 더덕무침은 시골 식당이나 산 근처 식당에서 여러 번 먹어 본 익숙한 음식이다. 고추장 양념을 입혀 구운 더덕은 향이 진하고, 반찬으로 나온 더덕무침은 밥과 함께 먹기 좋았다. 하지만 내게 더덕은 식당 상 위의 음식으로 먼저 기억되는 식물이 아니다. 더덕을 제대로 알게 된 곳은 군대였고, 더 정확히는 민통선 안의 산속 부대에서 훈련과 작업을 나가던 산길이었다. 자대 배치를 받은 곳은 산속에 있던 부대였다. 봄이나 여름에 훈련 또는 작업을 나가면 늘 깊은 산길을 오르내려야 했다. 군장을 메고 걷는 길은 길었고, 쉬는 시간은 짧았다. 그런데 고참들은 산길을 가다가 더덕을 찾아내곤 했다. 때로는 더덕이나 산도라지라고 부르던 뿌리를 캐서, 가지고 다니던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내게 더덕은 그때부터 산속.. 2026. 9. 20.
민통선의 이른 봄, 나무에서 떨어지던 고로쇠 수액 순찰을 돌다 계곡 쪽을 보니, 나무마다 가느다란 호스가 연결돼 있었다. 호스 끝은 말통으로 이어졌고, 통 안에는 맑은 물처럼 보이는 것이 조금씩 모이고 있었다. 겨울 추위가 아직 남아 있던 때라 나는 두꺼운 군복 위에 야상까지 걸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나무에 호스를 연결해 두었는지 알지 못했다. 가까이서 보니 민간인들이 나무와 말통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물어보니 고로쇠 수액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민통선 안 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농사나 양봉, 나물과 약초 채취 허가를 받은 민간인들이 정해진 때에 드나들 수 있었는데, 고로쇠 수액을 받는 모습도 그때 처음 봤다. 겨울이 끝나 갈 무렵의 계곡은 아직 차가웠다. 나무에는 잎이 무성하지 않았고, 냇가 주변에는 겨울빛이 남아 있었다. 그런 곳에서 나.. 202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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