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텃밭1 텃밭에서 캐낸 긴 우엉 뿌리와 소풍 전날의 김밥 어머니께서 우엉을 캐실 때면 나는 곁에서 뿌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구경하곤 했다. 줄기 가까이의 흙을 조금씩 파내면 굵은 우엉 뿌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조금 더 파면 끝이 보일 것 같다가도 다시 흙 아래로 이어졌다. 어린 내 눈에는 땅속에 우엉이 끝없이 묻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엉을 서둘러 잡아당기면 중간에서 부러질 수 있었다. 실제로 뿌리가 끊어지는 날도 있었고, 그때마다 어머니는 아쉬워하셨다. 그러고는 남은 부분을 찾으려고 다시 흙을 파셨다. 나는 그때 왜 우엉 하나를 캐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잘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밥상에 올라오는 우엉조림 한 접시에도 텃밭에서 흙을 파던 시간이 먼저 들어 있었던 것이다.우엉을 캐던 날의 텃밭집 앞 텃밭에는 우엉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도라지와 가.. 2026. 8.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