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조기1 고기 쌈의 깻잎과 밭둑의 보라색 잎 사이에서 만난 차조기 삼겹살을 구워 먹는 날이면 상에는 대개 상추와 깻잎이 함께 올랐다. 나는 그중에서도 향이 진한 깻잎을 유독 좋아했다. 한 장으로는 조금 아쉬워 두세 장을 겹쳐 고기를 싸 먹을 때도 있었다. 고기와 마늘, 쌈장을 올린 뒤 깻잎으로 감싸 먹으면 다른 쌈채소보다 향이 먼저 느껴졌다. 내게 깻잎은 고기를 먹을 때 자연스럽게 곁들이는, 익숙하고 편한 잎이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 밭이나 밭둑에서 들깨와 함께 자라던 보라색 잎은 조금 달랐다. 초록색 들깨 옆에 붉거나 보라색으로 보이는 잎이 나란히 자라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그저 색이 특이한 깻잎쯤으로 생각했다. 나중에야 그 식물이 차조기라고도 하고, 자소엽이라고도 부르는 식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는 이름도 몰랐고, 밭 가장자리에서 초록색 잎과 다른 색을 .. 2026. 9.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