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들판1 등굣길 찔레나무에서 먼저 꺾던 봄의 새순 약초 공부를 하며 가장 자주 떠올리는 것은, 시골에서 흔하게 보던 풀과 나무가 저마다 이름을 가진 식물이었다는 사실이다. 찔레나무도 그렇다. 어린 시절의 찔레나무는 약초원에서 배운 식물이 아니라 논둑과 밭둑, 하천 둑에 늘 있던 가시나무였다. 봄이면 그 가지에서 올라오는 여린 새순을 친구들과 꺾어 먹었고,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보면서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 찔레나무라는 이름을 다시 배우니, 고향의 등굣길과 친구들의 얼굴이 함께 떠오른다. 그때의 나는 찔레나무를 귀한 식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나무, 조금만 자라면 순이 질겨지는 나무, 길가에 너무 흔해서 굳이 이름을 묻지 않는 나무에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은 그 흔함 자체가 오래된 기억의 배경이었.. 2026.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