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추억1 민통선의 이른 봄, 나무에서 떨어지던 고로쇠 수액 순찰을 돌다 계곡 쪽을 보니, 나무마다 가느다란 호스가 연결돼 있었다. 호스 끝은 말통으로 이어졌고, 통 안에는 맑은 물처럼 보이는 것이 조금씩 모이고 있었다. 겨울 추위가 아직 남아 있던 때라 나는 두꺼운 군복 위에 야상까지 걸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나무에 호스를 연결해 두었는지 알지 못했다. 가까이서 보니 민간인들이 나무와 말통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물어보니 고로쇠 수액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민통선 안 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농사나 양봉, 나물과 약초 채취 허가를 받은 민간인들이 정해진 때에 드나들 수 있었는데, 고로쇠 수액을 받는 모습도 그때 처음 봤다. 겨울이 끝나 갈 무렵의 계곡은 아직 차가웠다. 나무에는 잎이 무성하지 않았고, 냇가 주변에는 겨울빛이 남아 있었다. 그런 곳에서 나.. 2026. 9.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