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열매1 벚꽃이 진 뒤 제방에 남는 검은 버찌 버찌는 제방 둑의 벚나무를 볼 때마다 계절의 순서를 떠올리게 하는 열매다. 초봄에는 흰색과 연분홍의 벚꽃이 줄지어 피고, 꽃잎이 바람에 흩어진 뒤에는 초록 열매가 조용히 맺힌다. 열매는 붉은빛을 거쳐 짙은 검은색으로 변하고, 익은 버찌가 떨어질 무렵이면 제방 바닥에는 작은 구슬 같은 흔적이 남는다. 오랫동안 내게 버찌는 보기만 하는 열매였다. 그러다 문경 여행에서 친구의 말로 처음 맛을 보며, 늘 지나치던 열매를 다른 기억으로 만나게 됐다. 버찌라는 이름을 알고 나서도 처음에는 꽃이 진 벚나무를 굳이 올려다보지 않았다. 문경에서 맛을 본 뒤에야 제방의 나무도 꽃만 피는 것이 아니라, 초록 열매와 검은 열매를 차례로 남긴다는 사실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됐다.벚꽃이 지나간 제방에 남는 검은 구슬우리 동네 제방.. 2026. 8.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