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릅이라고 하면 봄철 고추장에 찍어 먹는 나물을 먼저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땅두릅의 뿌리가 무릎과 허리 통증을 다스리는 약재로 쓰인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먹는 두릅과 약재로 쓰는 뿌리가 같은 식물에서 나온다는 게 솔직히 처음엔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군대에서 처음 먹은 두릅, 30년 만에 뿌리를 알다
제가 두릅을 처음 먹어본 건 30년 전, 최전방에서 군 복무를 할 때였습니다. 봄이 되면 산으로 훈련이나 작업을 나가는 날이 있었는데, 민간인 통제 구역 깊은 산속이다 보니 산도라지, 더덕, 곰취, 취나물, 오미자, 칡, 다래, 머루 같은 것들을 손으로 직접 뜯어먹곤 했습니다. 두릅도 그때 처음 맛봤습니다.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먹던 두릅이 나무두릅인지 땅두릅인지는 솔직히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약초를 공부하면서 비로소 알게 됐는데, 일반적으로 나무두릅과 땅두릅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식물학적으로 꽤 다릅니다. 나무두릅은 두릅나무 가지 끝에서 나오는 순이고, 땅두릅은 독립된 다년생 초본 식물에서 나오는 새순입니다. 제 경험상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분은 일반인 중에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땅두릅의 뿌리였습니다. 지상부를 나물로 사 먹어본 적은 있어도 뿌리는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었습니다. 밭에서 4~5년 묵은 뿌리를 캐는 장면을 보니 뿌리가 사방으로 넓게 뻗어 있어 혼자 캐기도 쉽지 않더군요. 그 굵고 긴 뿌리를 보면서 처음으로 이 식물이 단순한 나물 이상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독활의 효능, 우슬과 함께 쓰면 왜 더 좋은가
땅두릅의 뿌리는 한의학에서 독활(獨活)이라는 약재명으로 사용합니다. 독활이란 바람과 습기로 인한 통증을 몸 밖으로 몰아내는 거 풍습(祛風濕) 작용이 뛰어난 약재로, 특히 허리·무릎·발목 같은 하반신 통증과 마비 증상 완화에 주로 활용됩니다. 거 풍습이란 한의학 용어로, 몸속에 쌓인 외부 병인(풍·한·습)을 제거하여 기혈 순환을 회복시키는 치료 원리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무릎 통증에 좋은 약초로는 우슬(牛膝)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슬이란 쇠무릎 식물의 뿌리를 말린 약재로, 간(肝)과 신(腎)의 기운을 보강하고 혈액 순환을 아래쪽으로 이끄는 인경약(引經藥) 역할을 합니다. 인경약이란 다른 약재의 효능을 특정 신체 부위로 유도하는 약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우슬이 있으면 독활의 소염 효과가 무릎 부위에 더 잘 집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약재를 병용하는 것이 단독 사용보다 염증 억제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은 2019년 발표된 한의학 약리 관련 논문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독활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을 억제하여 통증과 염증을 직접 차단한다면, 우슬은 뼈와 근육을 강화하고 혈행을 개선하여 관절 손상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이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생리활성물질로, 이 물질의 과도한 생성이 관절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독활과 우슬의 주요 작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독활: 거 풍습 작용으로 풍·한·습 병인 제거, 프로스타글란딘 억제를 통한 소염·진통
- 우슬: 간신(肝腎) 보강, 인경약으로서 약효를 하반신으로 유도, 혈행 개선
- 병용 시: 염증 억제 시너지 효과 상승 (2019년 논문에서 단독 사용 대비 효과 우수 확인)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약재 정보를 보면, 독활은 성질이 다소 신온(辛溫)하여 맵고 따뜻한 특성이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출처: 한국한의학연구원). 이 때문에 기운이 매우 허약하거나 음기(陰氣)가 부족해 상열감이 있는 체질은 장기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점은 제가 공부하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좋은 약재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약초 활용 전, 반드시 먼저 해야 할 것
나이가 들수록 무릎과 관절이 안 좋아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봐왔고,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독활과 우슬의 시너지 효과를 알고 나니 솔직히 한번 직접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반드시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약초를 활용하기 전에 먼저 관절 손상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입니다. 무릎 통증의 원인은 골관절염(骨關節炎), 반월상연골판 손상, 인대 파열 등 구조적 문제부터 단순 염증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골관절염이란 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맞닿으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을 말합니다. 구조적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초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잘못된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도 관절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제 경험상, 민간요법은 전문 치료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접근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합니다. 독활과 우슬의 효능을 제대로 살리려면 자신의 상태를 먼저 정확히 알고, 그 위에서 활용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땅두릅 뿌리 하나를 알게 되는 데 30년이 걸렸습니다. 군대에서 처음 먹었던 두릅의 뿌리가 이런 효능을 가지고 있다니, 약초 공부는 할수록 새롭습니다. 독활과 우슬 조합은 과학적으로도 검증된 방법이니 무릎과 관절이 걱정되는 분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다만, 전문가 진단을 먼저 받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 확인한 뒤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한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무릎통증 없애는 두 가지 약초#퇴행성관절염#무릎관절염 (https://www.youtube.com/watch?v=s1Ifia6aZg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