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덕의 한자 이름 '가덕(加德)'은 '덕을 더한다'는 뜻입니다. 식물 이름에 덕(德)이 들어간 경우는 더덕이 거의 유일합니다. 저는 군복무 시절 민통선 안 산속 부대에서 산더덕을 직접 캐 먹어봤는데, 이게 그냥 나물이 아니구나 싶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군대에서 처음 제대로 알게 된 산더덕
더덕 하면 더덕구이, 더덕무침 정도가 먼저 떠오르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시골 식당이나 산 근처 정식집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더덕구이를 맛있게 먹긴 했지만, 더덕이 어떤 식물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제가 더덕을 제대로 처음 알게 된 건 군 복무 중이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은 곳이 민통선 안에 위치한 산속 부대였는데, 훈련이나 작업으로 산에 들어갈 때마다 선임들이 더덕이나 산도라지를 캐서 가지고 간 고추장에 찍어 먹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중에 후임으로 들어온 병사들에게도 맛을 보게 해 주곤 했는데, 지금 마트에서 파는 밭더덕과는 차원이 다른 향이었습니다.
산더덕에는 신기한 특성이 있었습니다. 사람 몸이 닿기 전에는 향이 거의 없다가, 스치기만 해도 강한 향이 터져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앞서 걷던 사람은 더덕을 그냥 지나치지만, 뒤따라가는 사람은 앞사람이 잎을 스치고 간 덕분에 그 향을 맡고 위치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참 묘한 식물입니다.
더덕을 구별하는 방법도 그때 배웠습니다. 줄기 하나에 잎이 4개가 달리면 더덕이고, 잎이 5개면 산삼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봄·여름보다 겨울에 더덕 찾기가 더 쉬웠는데, 더덕은 덩굴 식물이라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특성이 있어서 잎이 다 진 겨울철에 나무를 타고 올라간 새하얀 줄기가 눈에 확 띄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생각보다 꽤 유용한 팁이었습니다.
보음(補陰) 약재로서의 더덕, 인삼과 무엇이 다른가
더덕이 왜 '인삼의 배우자'라고 불리는지 궁금하셨던 분 있으시지 않습니까? 단순히 생김새가 비슷해서가 아닙니다. 두 식물은 효능의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짝을 이룬다는 표현이 쓰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더덕을 보음(補陰) 약재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보음이란 몸 안의 음기(陰氣), 즉 열을 식히고 진액을 보충하는 에너지를 채워준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인삼은 보양(補陽) 약재입니다. 보양이란 양기(陽氣), 즉 몸을 따뜻하게 하고 활력을 끌어올리는 기운을 보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음기와 양기는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어느 한쪽이 지나치면 문제가 생깁니다.
이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꽤 구체적입니다. 50세 이후 여성이 갱년기 증상으로 얼굴에 열이 오르고 쉽게 짜증이 나는 경우, 이는 몸 안의 음기가 부족해 양기가 상대적으로 넘치는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삼을 복용하면 양기가 더 올라가 혈압 상승이나 열감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덕이 선택지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모유수유와의 연관성도 흥미롭습니다. 더덕은 모유 분비를 촉진하고 인삼은 반대로 단유를 돕는다는 설명인데, 모유를 한의학적으로 음기의 산물로 보면 이 상반된 효능이 논리적으로 맞아떨어집니다. 솔직히 이건 처음 접했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명확하게 대비되는 쌍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더덕에는 사포닌(saponin)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사포닌이란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화합물로 항염 작용과 면역 조절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삼의 주요 효능 성분도 사포닌 계열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입니다. 두 식물이 같은 계열 성분을 공유하면서도 방향성이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 이 두 식물을 '인삼의 배우자'로 부르는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더덕의 대표 유효 성분 중 하나인 이눌린(inulin)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눌린이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장 건강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체질별 더덕 섭취법, 어떻게 먹는 게 맞는가
그렇다면 더덕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좋은 식품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체질과 상태에 따라 섭취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더덕의 성질을 서늘한 편으로 봅니다. 따라서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손발이 차고 몸이 냉한 분들은 생더덕보다 구이나 조림처럼 열을 가해 조리한 형태가 더 적합합니다. 조리 과정에서 찬 성질이 일부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산더덕은 밭더덕보다 사포닌 함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약성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처음 드시는 분이라면 소량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군대에서 처음 산더덕을 먹었을 때도 한 번에 많이 먹지 않았는데, 선임들이 처음엔 조금씩 먹으라고 알려줬던 기억이 납니다.
체질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열이 많고 얼굴이 잘 붉어지는 남성: 인삼보다 더덕이 더 적합합니다.
- 50세 이후 갱년기 증상(열감, 과도한 발한)이 있는 여성: 더덕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몸이 차고 손발이 냉한 편인 여성 (50세 이전): 인삼이 더 적합합니다.
- 모유 분비를 늘리고 싶은 산모: 미역국과 함께 더덕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단유를 원하는 산모: 더덕 대신 인삼을 단기간 집중 활용하는 방법이 전통적으로 쓰였습니다.
농촌진흥청의 자료에 따르면 더덕에는 단백질, 칼슘, 식이섬유 외에도 항산화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내 재배 면적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주요 약용 작물 중 하나로 관리되고 있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더덕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뿌리채소이면서, 본인의 체질에 맞게 꾸준히 활용하면 실질적인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다만 갱년기 증상이 심하거나 특별한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군대에서 산더덕 향을 처음 맡았던 그 기억이 이렇게 건강 정보로 연결될 줄은 몰랐습니다. 시장에서 밭더덕이라도 보이면 한 번 구입해서 구이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그 아삭한 식감과 옅은 향 사이에서, 인삼의 배우자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조금은 느껴지실 겁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및 한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 후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더덕'이 주는 엄청난 몸의 변화! 의사들도 깜짝 놀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UnnAzvlXek)